양평읍에서 생활을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자주 마주친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걸어가기에는 애매하게 먼 거리를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차를 타고 가기에는 너무 가까운 것 같고, 그렇다고 걸어가자니 시간이 꽤 걸리는 거리. 처음에는 그냥 걸어 다니거나 차를 이용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생활 반경이 조금씩 넓어지면서 자전거가 있으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었습니다. 운동신경도 좋은 편이 아니고, 자전거 자체가 조금 무서웠습니다.
그런 제가 고민 끝에 선택한 첫 자전거가 바로 미니벨로였습니다.
양평 생활 시작, 왜 미니벨로 자전거를 선택했을까?
자전거를 알아보기 전에는 일반적인 큰 바퀴 자전거부터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자전거를 고르려고 하니 제게는 디자인이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내가 실제로 탈 수 있는가'였습니다.
처음 자전거를 배우는 입장에서는 자전거를 세워놓고 바라보는 것과 실제로 올라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특히 균형을 잡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고 높은 자전거에 올라가는 것부터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차체가 작고 낮은 미니벨로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미니벨로는 작은 바퀴를 사용하는 자전거를 말합니다. 물론 자전거마다 구조와 주행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바퀴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에게 편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차체가 부담스럽지 않고, 정차했을 때 발을 바닥에 내려놓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중요했습니다.
'넘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몸이 굳어버리는 저에게는 이런 작은 안정감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결국 첫 자전거를 고르는 기준을 '좋은 자전거'가 아니라 '내가 계속 연습할 수 있는 자전거'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시작한 혼자만의 자전거 독학
자전거를 샀다고 바로 도로로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운동장이나 넓은 공원에서 연습하는 것도 생각했지만, 막상 사람이 많은 곳에서 자전거를 타려고 하니 그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창피할 것 같고,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 봐 신경 쓰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장소는 아파트 단지였습니다.
차량 통행이 비교적 적고 익숙한 공간에서 짧게라도 매일 연습해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오래 타는 것보다 자전거에 올라타는 것 자체에 익숙해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누군가에게 자전거를 잡아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오히려 더 무서웠습니다.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는 사람이 갑자기 손을 놓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자전거 초보자용 영상을 찾아보고, 설명을 하나씩 참고하면서 혼자 연습했습니다.
물론 영상만 보고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속도에 맞춰 반복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1. 처음에는 양발로 걷기
처음부터 페달을 힘껏 밟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양발을 땅에 대고 자전거와 함께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자전거를 타는 것이 아니라 발로 바닥을 밀면서 앞으로 이동하는 연습이었습니다.
양발을 번갈아 바닥에 대면서 자전거가 움직일 때 몸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느껴봤습니다.
처음에는 핸들을 조금만 움직여도 자전거가 생각보다 크게 방향을 바꾸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몸도 같이 움직이면서 자꾸 균형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속도를 내는 것보다 핸들을 똑바로 유지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이때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자전거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빨리 가는 것'보다 '천천히 움직이면서 자전거의 움직임을 느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2. 오른발, 왼발 한쪽씩 굴려보기
양발을 이용해서 어느 정도 이동할 수 있게 된 다음에는 한쪽 발을 페달에 올리는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오른발만 페달에 올리고 왼발로 바닥을 밀어보았습니다.
몇 번 하다 보니 조금 익숙해졌고, 이번에는 반대로 왼발을 페달에 올리고 오른발로 바닥을 밀어봤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좌우의 느낌이 달랐습니다.
저는 오른발을 사용할 때보다 왼발을 사용할 때 더 어색했고, 페달을 밟는 순간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쪽만 반복하기보다는 양쪽을 번갈아 연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했을 때 바로 그만두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발이 꼬이기도 하고, 핸들이 흔들리기도 하고, 자전거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하루에 딱 한 번이라도 자전거를 타자는 생각으로 계속 연습했습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반복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3. 두 발을 살짝 띄우는 순간, 드디어 중심이 잡혔다
가장 긴장됐던 단계는 두 발을 바닥에서 떼는 것이었습니다.
양발을 살짝 띄우고 몇 초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처음에는 발을 떼자마자 바로 균형을 잃었습니다.
'역시 나는 자전거를 못 타나 보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주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발을 바닥에서 떼었는데 자전거가 몇 미터 정도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정말 짧은 거리였지만 그 순간의 느낌은 지금도 기억납니다.
'어? 나 지금 혼자 가고 있네?'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에는 오히려 몸에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온몸에 힘을 줬는데, 그렇게 할수록 핸들이 더 흔들렸습니다.
반대로 시선을 앞쪽으로 두고 핸들을 너무 세게 잡지 않으니 자전거가 조금 더 자연스럽게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짧은 거리가 조금씩 길어졌습니다.
4. 단지에서 공원으로, 그리고 실제 인도로
아파트 단지에서 직선으로 이동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에는 방향을 바꾸는 연습을 했습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직진하는 것과 코너를 도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급하게 핸들을 돌리면 자전거가 예상보다 빠르게 방향을 바꾸기 때문에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코너를 돌아야 했습니다.
직진과 코너링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가까운 공원으로 연습 장소를 넓혔습니다.
공원에서는 아파트 단지보다 조금 더 긴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고, 주변 공간도 넓어서 부담이 덜했습니다.
다만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항상 주변을 살피면서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자전거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단계가 실제 인도에서의 이동이었습니다.
이때부터는 단순히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것과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람, 턱, 주차된 차량, 좁아지는 공간 등 아파트 단지에서 연습할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속도를 내는 연습보다 속도를 줄이고 멈추는 연습을 더 많이 했습니다.
앞에 장애물이 보이면 미리 속도를 줄이고, 필요하면 자전거에서 내려 주변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빨리 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언제든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것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초보자의 첫 자전거로 미니벨로를 생각해본 이유
제가 직접 미니벨로를 타면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심리적인 부담이 적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자전거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자전거 자체가 상당히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차체가 높거나 크면 자전거에 올라타는 것부터 부담이 될 수 있는데, 미니벨로는 상대적으로 작은 차체 덕분에 처음 접할 때 심리적인 거부감이 덜했습니다.
물론 미니벨로라고 해서 무조건 배우기 쉽거나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자전거마다 휠 크기, 프레임 형태, 기어 구성, 안장 높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구매한다면 자신의 신체 조건과 사용 목적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미니벨로라서 무조건 쉽다'는 것이 아니라, 겁이 많은 초보자가 연습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과정일 수 있지만, 자전거를 전혀 못 타는 사람에게는 페달을 한 바퀴 돌리는 것조차 큰 도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 자전거는 성능보다도 내가 부담 없이 자주 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출퇴근에 성공하고 속도의 재미까지 알게 되다
처음에는 양평읍 안에서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것만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매일 조금씩 연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까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자전거에 올라탔을 때 느꼈던 두려움과 비교하면 정말 큰 변화였습니다.
예전에는 자전거를 보면 '저걸 어떻게 타지?'라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제는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동 자체가 운동이자 작은 즐거움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차를 타면 그냥 지나쳤을 길도 자전거를 타면 주변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바람을 직접 느끼면서 이동하는 재미도 있었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느끼는 작은 성취감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금 더 빠르게 달리는 것에도 관심이 생겼고, 결국 전기자전거까지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전거를 한 번도 못 타던 사람이 전기자전거까지 관심을 갖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것은 아파트 단지에서 몇 미터 앞으로 나아갔던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자전거를 한 번도 못 타봤거나 운동신경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자전거 입문을 망설이는 분이라면 처음부터 멀리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공원이나 도로에 나간 것이 아니라 익숙하고 부담이 적은 공간에서 아주 짧은 거리부터 시작했습니다.
양발로 땅을 짚으며 걷는 것부터 시작해서 한 발씩 페달을 굴리고, 두 발을 살짝 띄우고, 직진하고, 방향을 바꾸고, 마지막에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하게 멈추는 것까지 하나씩 단계를 높였습니다.
하루에 많은 시간을 연습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오늘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자전거를 무서워했던 사람도 결국 출퇴근을 자전거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잘 탈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은 단 몇 미터라도 괜찮습니다. 천천히, 안전하게, 자신의 속도에 맞춰 시작해 보세요.
양평에서 시작한 저의 작은 자전거 도전기가 자전거 입문을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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